협회소식

(기사) C STORY 58호- 씨스토리가 만난 사람, 박상현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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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ca2015
작성일
2016-05-11 14:41
조회
619
저작권보호센터 C STORY 58호에 실린 씨스토리가 만난 사람에 실린 박상현 회장님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첫장사진

서울 코엑스에 "강남스타일" 동상이 들어섰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노래 "강남스타일"의 말춤 안무 중 손목 동작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강남구는 동상이 미국 월스트리트의 황소 동상, 프랑스 라데팡스의 엄지손가락 동상처럼 강남을 상징하는 명소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자체의 예산이 투입되는 랜드마크 소재 선택의 적절성에는 논란이 있지만, "강남스타일"이 세계로 뻗어 나간 데에 말춤 안무가 이바지한 바가 크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말춤 안무의 주인공인 가수 싸이는 이후 후속곡 "젠틀맨"으로 컴백하면서 안무팀 "야마앤핫칙스" 측에 저작권료를 지급하여 다시 한번 화제가 되었다.
노래 "젠틀맨"의 안무로 일명 "시건방춤"이라 불리는 동작을 사용하면서, "시건방춤"의 원조인 가수 브라운 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안무를
만든 안무팀에 정식 리메이크 절차를 밟은 것, 저작권료 지급이 새삼 화제가 된 이유는 현재 우리 법은 안무를 연극저작물로 간주하여 보호를 명시하고 있지만,
관행적으로 사용자가 안무 저작권을 구입할 의무에서 한발 비켜서 있었던 까닭이다. 지금까지는 원래 있던 안무를 짜집기해 사용하거나, 학원등에서 타인이 만든
안무를 사용해 강습해도 이를 규제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직업인으로서 안무가의 권익을 확충하고자, 2014년 11월 사단법인 한국안무협회가
설립되었고 올 3월 역사적인 첫 저작권료 분배를 마쳤다. C STORY가 한국안무협회 박상현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안무 저작권 자체를 인정받고 안무가들의 권익을 향상하는 게 한국안무협회의 목적입니다."

안무팀 "야마앤핫식스"에 안무 저작권료를 지급하여 화제가 된 노래 "젠틀맨"의 이주선 안무가도 한국안무협회의 이사진이다.
박상현 회장은 안무 저작권료 지급이 안무 저작권의 개념이 주목받고 환기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노래가 히트하면 작곡가,작사가는 그만큼의 저작권료를 받으며 경제적인 성공을 거두지만, 안무가는 춤이 히트해도 창작 당시 계약에 의해 받은 대가 외에는 추가적인 저작권료를 받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안무 저작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자체가 아직 미흡하다고 봅니다. '안무에 저작권이 있겠느냐, 없겠느냐?' 물어봤을때 '당연히 있겠지'라고 대답하는 때도 많지만, '내가 알기로는 없어'라고 답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명문화된 제도는 사람들의 행동 규범에 영향을 미치지만, 반대로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제도를 좌우하기도 한다. 안무도 저작물로서 그 권리를 보호받아야 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박상현 회장의 생각이다.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귀 위해 한국안무협회가 출범했다.

"저작권은 지식재산권과 달리 저작물이 창작된 순간부터 저작권이 부여됩니다. 게다가 안무가들은 대부분 안무를 공표하기 전 창작과 동작 연습 과정을 모두 날짜별로 영상 녹화하기 때문에, 우리의 창작물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노래의 분위기와 가사에 맞추어진 안무를 짜기에, 노래가 발표되기도 전에 먼저 안무를 만들었다고 타인이 주장하기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흥행한 안무 위주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저작권 등록을 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 하면 좋겠지만, 신인 안무가의 경우 저작권을 등록하는 비용조차 부담이에요."

박상현 회장은 지금은 출발점에 서 있는 한국안무협회 규모와 자신이 커져 안무가들의 저작권 등록 비용과 다양한 복지 혜택을 지원해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한국안무협회는 2014년 설립되었지만, 첫 저작권료 분배를 하기까지 그 준비도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투자한 비용도 상당하다. 박상현 회장은 이러한 노력이 결코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돈을 벌자는 목적이 아님을 강조한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협회를 설립한 게 아닙니다. 안무 저작권 자체를 인정받고, 안무가들의 권익을 향상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대중가요 안무, 일명 방송댄스에 대한 저작권료 징수는 외국인들도 부러워하는 최초의 시스템입니다. 대중가요나 그 안무 모두 서양에서 영향을 받아 국내에 들어온 문화죠. 기술적으로는 외국의 안무가 훨씬 먼저 발달해 왔지만,(뮤지컬, 연극 외에) 대중가요 안무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고자 하는 움직임으 우리나라가 미국보다도 먼저입니다."

"돈을 받고자 소송을 한게 아니라, 허락을 구하지 않고 저작권을 침해한 것에 대한 사과를 받고자 한 것입니다. "

그동안 외면 받아온 안무의 저작권을 인정받고자, 박상현 회장은 2011년 3월 댄스학원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벌였다. 자신이 창작한 걸그룹 안무를 사전 허락 없이 교재로 삼아 안무 강습을 한 학원에 대한 소송이었다.

"공식적인 강습 학원 외에도 안무를 가르치는 시장이 상당합니다. 헬스장에서도, 백화점에서도 춤을 가르치죠. 진짜 황당한 건 안무가가 댄스 강사들에게 내가 창작한 안무를 허락 없이 가르치지 말라고 말해도 무시당한다는 겁니다. '네가 안무 창작자인지 어떻게 아느냐'는 반응도 있었죠. 소송 당시에도 피고 측이 안무가가 누군지 찾을수 없었다고 항변하더군요. 요즘 시대에 말이 안 되는 주장이죠. 재판정에서 대놓고 포털 검색을 해서 보여줬습니다."

박상현 회장이 원고로 나선 해당 재판은 1심과 2심 모두 피고의 안무 저작권 침해 행위를 인정하여 당시 화제가 되었다. 판례가 없었기에 판결을 내리는 처지에서도 쉽지 않았을 터. 박상현 회장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상대측 변호사가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안무를 따고, 강습 내용을 홍보하고, 시설과 인력에 투자하고, 효과적인 교습 방식을 요구했다. 모두 우리가 노력하여 얻은 것이고 저 안무는 교재로 쓴 것 뿐이다.' 그러자 판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교재비를 내셨느냐고요.' 재판장이 조용해 지더군요."

대중음악 안무가 지식재산으로 인정받은 첫 판례였다. 피고인 강사 2인에게는 각 50만원 씩을, 학원 원장에게는 300만원을, 그렇게 400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는 결과였다. 박상현 회장이 확인한 업체 수만 1천여 곳 그가 침해당한 안무의 수가 30여곡, 모두 고소했다면 막대한 손해배상액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그는 지금까지도 그 금액을 받고 있지 않다.

"최소한 당신의 안무를 사용한다'고 저작자에게 이야기는 했어야죠. 허락을 구하지 않고 저작권을 침해당한 것에 대해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판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돈을 안 받을 계획이라고, 그러나 제 권리는 인정받아야 겠다고,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한 목적은 돈이 아니라 권리를 인정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제 후배들도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댄스학원들이 열심히 키워 온 시장을 무너뜨릴 생각은 없습니다."

2번째장 사진

박상현 회장이 한국안무협회의 설립 준비를 시작한 시기는 6년 전. 지금과 같은 7인은 이사진이 꾸려진 지는 4년이 되었다고 한다. 이사진은 4년 전부터 매주 회의를 해왔다.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몇 시간이고 서로를 설득했다. 소송에서 이긴 것이 큰 동력이 되었다. 현재 한국안무협회는 안무 저작권료 징수를 대리중개한다.협회에 등록된 대중가요 안무를 강습에 사용하는 댄스학원 들로부터 매달 저작권료를 징수하며, 올해 3월에 첫 분배를 마쳤다. 보다 구체적인 징수 방식을 물었다.

"안무 저작권료를 징수는 로얄티(일정 금액 또는 비율을 기준으로 징수)를 기준으로 하는 방식과 카운팅(사용 횟수를 기준으로 징수)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카운팅을 기준으로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인력이나 시스템이 부족하기에 로얄티 방식을 채택했죠. 판결에 따르면 한 곡을 침해한 한 명의 강사가 50만원을 배상해야 하지만, 우리 협회에 등록된 모든 곡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월 50만원을 받습니다. 연 단위로 지불하면 32만원으로 낮춰주기도 합니다. 댄스 학원 시장도 성장해야 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야죠. 시장이 성장한다는 것은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이고 또 미래의 안무가, 미래의 댄서들이 자라난다는 의미니까요."

의무는 아니지만, 이전까지 내지 않았던 저작권료를 지급한다는 것에 대해 학원들도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일부 학원들이 단체를 구성해 유언비어를 퍼드리며 협회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고자 했던 때도 있었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는 미래의 안무가들을 양성하는 학원에는 관대하고, 협회의 회원인 안무가 후배들에게는 엄격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다독였다. 시장을 키워야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데, 그 안에서 구성원들끼리 싸우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협회는 300곳이 넘는 학원을 찾아다니며 협회 설립과 안무 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고, 사용권 계약 제안 및 교육을 진행했다.

"제가 춤을 춘지 20여 년이 되었는데, 이 예술 분야는 선배라는 기준이 모호합니다. 사사하지 않으면 남이죠. 처음엔 (협회 설립과 같은) 이런 일을 '누군가가 해주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었습니다. 저희 이사진들은 업계에서는 선두그룹입니다. '잘 나가는' 안무가들이죠. 저희가 이러한 기반을 닦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3번째장 사진

"저희 같은 비정규직이 가장 힘들 때가 몸이 아플 때, 더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예요. 그럴 때 한국안무협회가 안무가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송을 진행하며 박상현 회장이 절실하게 느낀 다른 한가지는 안무가의 성명표시권 확보다. 한국의 대중가요 흥행은 노래뿐 아니라 춤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모두 인정할 터. 그러나 공연을 할 때마다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는 지급되지만 안무 저작권료는 지급되지 않는다. 가요 방송이 나갈 때 작사가와 작곡가, 가수만 표시 될뿐 안무가의 이름은 표시되지 않는다. 그는 방송과 공연에서 안무 저작권에 대해 인정받는 첫걸음으로 성명표시권 보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업무협약도 맺었다. 권리 보장과 수익구조 개선을 함께 고민하기 위함이다.

"미용사, 작곡가를 꿈꾸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보조적인 일부터 시작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롤모델로 삼고 희망을 품습니다. '언젠가는 저 사람처럼 히트곡을 만들어서 많은 저작권료를 받아야지'. 이런 상상이 가능한 이유는 성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전적인 성공은 성장의 큰 동기이자 요인이에요. 하지만 안무가들은 그게 가능하지 않습니다. 창작한 안무가 히트를 해 10년 넘게 사랑받아도 계약금 외의 저작권료를 받을 수 없어요. 한때는 안무가로서 잘 나갔으나 이후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분도 계십니다. 저희 같은 비정규직이 가장 힘들 때가 몸이 아플 때,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에요. 그럴 때 한국안무협회가 안무가 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큰돈을 버는게 꿈이 아니에요. 권리 보호를 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한국안무협회는 앞으로의 청사진 마련에 분주하다. 협회는 저작권료 징수 방안의 확대와 저작권 침해 구제 방안을 모색하는것 외에도 저작권자로서 안무가가 널리 인식되는 것, 안무가의 창작 환경 개선과 복지 확충이 시급함을 잘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안무가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 보내는 격려의 말을 청했다. 인터뷰 내내 박상현 회장은 활발하고 밝은 웃음으로 이야기를 주도하였지만, 마지막 질문에 상당한 침묵이 흘렀다. 사뭇 진지하고 단호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였다.

"정말로(춤을)좋아한다면 꼭 도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처음 꿈을 꾸기 시작했을 때는 우리가 외국에서 공연한다는 상상 자체를 한 적이 없어요. 외국인이 내가 만든 춤을 춘다는 것도 상상할 수 없었죠. 하지만 20년만에 현실이 되었고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문화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화 콘텐츠의 상호 교류와 발전을 이루는 수많은 톱니바퀴 중에, 저희 춤추는 사람들도 매우 큰 하나의 바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안무가'라는 톱니 바퀴가 행복하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테니, 후배 분들은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활동하면서 좋은 창작물을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C 스토리 58호 씨스토리가 만난 사람 박상현 회장님 인터뷰 원고